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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추격자>는 관객들에게 개봉전에 많은 홍보가 되어 있지 않다. 마케팅 적인 의도로 홍보를 감추고 있는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신인감독과 아직 충무로에서 네임벨류로 이름을 홍보하기에 큰 입지를 차지하지 않은 배우들이 출연하기에 관심이 덜 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08년도 개봉작중 가장 작품성이 뛰어나고 지루할 틈이 없는 장르영화의 걸작 한편의 탄생을 예고한다. 28일 첫 언론 공개 시사회를 가진 영화<추격자>는 A급스타의 출연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들과는 다르지만 이미 출연 배우들이 가지는 연기력에는 검증이 충분한 영화이다.
스릴러적 서스펜스를 기반으로 한 이 장르 영화는 나홍진이라는 신인감독을 내세워 연출을 했지만 데뷔작이라는 우려로 영화가 얼마나 잘나올지는 걱정이 앞설 수도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가 공개된 뒤 그 우려는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는 이미 영화를 본 기자들과 관계자들은 바로 깨닫게 되는 영화이다. 그 만큼 작품의 완성도나 연출력은 신인감독으로 볼 수 없는 노련한 영상미와 확고한 자신의 신념이 그대로 잘 투영되어있고 김윤석과 하정우의 연기력은 정말이지 극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추격자>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누군가가 한사람을 무지 쫒고 그 사람의 주축으로 영화가 돌아갈것 이라는 것을 예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초반에 육체적 에너지를 뿜어내며 배우들의 긴박한 추격씬은 단 한차례 뿐이다. 그 이후 부터 영화는 쫒는 자와 쫒기는 자 두 인물의 심리적 근접과 몇 차례의 격돌을 발생시키며 영화는 전개된다. 인물에 대한 친절한 설명없이 초반부 부터 추격의 두 인물의 등장과 추격하게 되는 상황을 빠르게 전개한다. 캐릭터의 설명은 영화를 보면서 극중 인물간의 대사에서 자연스럽게 관객의 머리속에 집어 넣어 주며 구태연하게 친절한 설명 없이도 캐릭터들의 포지션과 심리 상태를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이 이 영화가 지루하지 않고 빠르게 전개되지만 복잡하지 않은 장점으로 노련하고 실력있는 신인감독의 탄생을 예고하게 되는게 아닌가 싶다.
추격의 골자를 이루는 두 인물은 엄중호(김윤석)와 지영민(하정우)이다. 엄중호는 전직형사출신이지만 비리로 인하여 퇴출 당한 후 보도방을 운영하며 불법안마를 알선하는, 위치상 선의 역활에 서있지만 결고 선한 캐릭터가 아닌 타락한 하류인생의 전형이며 쫒는 자이다. 또한 지영민은 겉으론 선한 인간의 탈을 쓰고 있지만 그 뒤에 전형적인 악마의 얼굴을 감추고 있는 악의 전형으로 엄중호에게 쫒기는 자이다. 사실 살인마를 쫒는 스릴러 장르 영화와 다르게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에서 출발하는 이 영화의 쫒는자는 선이라고 표현될 수 없는 캐릭터로 악으로 설명되는 살인마를 쫒는 것이 점차 자신의 정의적 정서와는 상관없이 잡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변하며 후반부에 그 집착이 인간 내면의 선함이 남아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즉, <추격자>는 일반적인 선과 악의 대립과 같은 클리셰를 과감히 던지고 성격이 다른 악의 대립이란 점으로 극적 효과를 최대화 한다.
이 영화는 주인공인 엄중호의 심리적 추이를 살펴보자면 악을 추격하면서 다른 성격의 또 다른 악인 자신이 개과천선한다는 네러티브로 작용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추격이라는 행위보다는 인물에 중점을 맞추고 있는 영화로 표현할 수 있다. 계속해서 선악의 구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가지는 이러한 인물 중심의 이야기가 이 영화를 더 빛나게 하기 때문이다. <공공의 적>의 강철중이 사회의 공공의 적인 이성재를 잡으려고 애쓰는 구도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설경구의 광적인 연기로 그 영화가 성공을 했다면 이번 <추격자>에서는 김윤석이 그 역활을 맡는다. 이미 여러 영화에서 연기력에서는 모든 인정을 받은 그가 이번 영화에서 주인공이라는 무거운 짐을 가지고 자신이 평소 가지고 있던 모든 연기의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는 느낌처럼 최고의 연기를 펼친다.
미치도록 잡고 싶었던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살인의 추억>과도 어느정도 접점을 이루는 이 영화는 쫒는자와 쫒기는 자의 심리적 표현과 악의 전형적인 인물들이 가지는 뻔뻔함을 보여주는데 있어서 김윤석, 하정우의 연기는 가공할 만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의 스토리는 크게 복잡하지는 않지만 곳곳에 장치된 설정들은 쫒는자가 쫒기는 자를 잡는데 있어서 이리도 힘이들까 하는 상황을 설득력있게 표현해준다. 영화 초반부에 이미 살인자와 살인자를 쫒는 두 사람은 마주치며 이미 쫒는자 손에 쫒기는 자는 잡힌다. 하지만 그때 부터 쫒기는 자의 뻔뻔함과 심리적 인 감정 묘사에 관객은 손에 땀을 쥐고, 쫒는 자가 왜이리도 쫒기는 자를 확실히 잡기위해 집착을 하고 있는지 개연성과 설득력이 이 영화를 보는데 큰 포커스가 된다.
악질 보도방 업자가 자신이 데리고 있던 김미진(서영희)를 강제로 일을 내보낸 후 그녀가 사라지자 단순하게 자신이 데리고 있는 아가씨들을 빼돌리는 다른 보도방의 업주라고 생각해 시작된 추격은 영화가 흘러가며 미진을 찾아야겠다는 집착과 미진의 딸을 보며 애틋한 연민으로 바뀌는 과정은 그가 선의 전형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는 아니였지만 지영민을 조금더 악의 전형에 몰입시키기 위한 장치로도 작용된다. 엄중호가 지영민을 심판할 자격이 있는지는 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단지 엄중호에게는 지영민을 잡아야 할 이유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며 지영민을 잡는다고 해서 자신이 악의 전형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왜 이리 지영민을 잡는 것에 집착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관객도 연출한 감독도 연기한 배우도 그 엄중호가 되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엄중호에게는 지영민을 잡는 것이 그가 그 상황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였을 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은 "경찰을 비하한 것이 맞다. 살인을 당하게끔 방치한 사회와 살인자들이 활개 칠 수 있게 만든 사회 시스템에 화가 났고 이것이 영화를 만든 계기다. 30대를 이 영화와 함께 시작해서 5년의 시간이 흘렀다. 매 순간 1%의 힘까지 남김없이 소진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평가를 받든 후회도 미련도 없다."라고 밝혔다. 바로 영화 속에서 엄중호의 뜨거운 추격이 지영민을 법의 울타리에 귀속시켰음에도 부패한 권력에 치이고 무능한 실태에 갇힌 제도는 다시 그를 사회로 방출한다. 무능과 부패의 연결고리에서 제도는 악을 방생하고 이는 결국 가까스로 회생한 생의 의지를 비웃게 만든다. 이런 세태의 아이러니는 지영민과 또 다른 지점에서 엄중호를 차악으로 몰아간다. 사악한 악의 종마가 날뛸 수 있는 건 환경의 요인 덕분이기도 하다. <추격자>는 악의 근원과 함께 완전한 사육이 이뤄지는 현실을 비꼬는 작업인 셈이다.
사회적 부조리의 메시지도 담고 있고 열연한 두 배우의 호연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 영화! 한국영화계에 걸출한 신인감독이 탄생되었음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을 내려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업적 재미와 2008년도 한국영화의 작품성을 논할때 <추격자>는 꼭 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가 가지는 의미는 대단하다. 오랜만에 언론시사를 미친 후 영화한편 속시원히 재미있게 봤다는 느낌을 받았다. |